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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NOTE

활동은 둔화했는데 기업은 왜 가격을 더 올렸나

미국 기업의 활동 증가 속도는 낮아졌지만 주문과 납품 지연은 가격 전가를 뒷받침했다. 현재의 가격 결정력과 미래 주문의 지속성을 구분하고, 이 차이가 한국 수출·내수와 장기채 판단에 주는 영향을 살핀다.

목차

활동은 둔화했는데 가격은 더 올랐다

미국 기업의 활동 증가 속도가 낮아졌는데 판매가격 상승 압력은 더 커졌다. 23일 발표된 10월 S&P Global 속보 조사에서 종합생산 PMI는 58.4에서 57.6으로 낮아졌고, 판매가격지수는 58.4에서 59.8로 높아졌다. 생산은 여전히 확장하고 있지만 증가 속도와 가격의 방향이 엇갈린 것이다. 기업 활동이 느려졌는데도 가격을 더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Reuters

답은 생산보다 주문과 납기에 있다. 신규주문은 늘고 공급업체의 납품은 더 지연됐다. 기업이 받은 주문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생산 증가가 느려져도 가격을 올릴 여지가 남는다. 당장은 수요가 사라져 활동이 둔화했다는 설명보다, 주문에 비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가격 전가가 이어진다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다. 이 차이는 성장 둔화를 곧바로 물가 안정과 금리 하락으로 읽기 어렵게 만든다. TheStreet의 S&P 조사 해설

그동안의 판단은 기업의 생산·투자는 버티지만 주택과 가계의 구매 여건은 부담을 받는 불균등 성장에 무게를 뒀다. 이번 발표는 그 구도를 유지하면서 한 가지를 바꾼다. 가계가 부담을 느낀다는 사실만으로 기업의 가격 전가가 곧 약해진다고 볼 근거가 줄었다. 현재의 가격 결정력과 다음 분기 주문의 지속성을 나눠 살펴야 하는 이유다.

강한 주문은 누구의 수요인가

종합 신규주문지수는 58.1에서 58.2로 올라 2022년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납기지수는 40.9에서 38.1로 낮아졌다. 이 지수는 낮을수록 배송 지연이 심하다는 뜻이다. S&P는 공급 병목과 쌓인 주문이 비용을 고객에게 넘기기 쉽게 했다고 설명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의 주문과 공급 여건이 현재의 가격 인상에 유리하게 작용한 셈이다. Reuters

비용의 총계만 보면 이 관계를 놓치기 쉽다. 종합 투입가격지수는 65.9에서 64.9로 낮아졌지만 제조업의 투입가격은 약 4년 만의 고점에 가까운 높은 수준이었다. 서비스와 제조업을 합친 비용 압력의 완화가 모든 기업의 비용 하락을 뜻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비용을 부담하는 시점과 판매가격을 바꾸는 시점도 다를 수 있다. 현재 판매가격의 강세에 과거 비용의 뒤늦은 전가가 섞였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번 조사로 그 몫을 계산할 수는 없다. 이 지수들은 인상을 보고한 기업의 확산 정도를 보여 주므로, 판매가격지수에서 투입가격지수를 빼 기업의 이익률로 해석해서도 안 된다. Reuters, TheStreet

그렇다면 가계도 이런 가격을 계속 감당할 수 있을까. 같은 날 나온 미시간대 10월 소비심리 확정치는 48.0으로 9월의 48.1과 거의 같았다. 그러나 현재 여건은 50.9에서 46.7로 나빠졌고 미래 기대는 46.3에서 48.8로 개선됐다. 높은 금리와 구매 부담 때문에 내구재 구매 여건에 대한 평가는 전월보다 18% 악화했다. 이는 실제 판매량 감소율이 아니라 가계가 느끼는 구매 여건의 변화다. 총계가 제자리인 동안 현재의 구매 제약은 더 커진 것이다. 미시간대 소비자조사

기업 주문에는 가계의 최종 소비뿐 아니라 다른 기업의 조달과 투자, 수출 수요도 들어간다. 이번 조사에는 공급 차질에 대비한 선제적 재고 확보가 주문을 늘렸다는 설명도 있다. 구매기업이 나중에 쓸 물량을 먼저 주문했다면 지금의 수주 강세와 가계의 구매 부담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 미래의 주문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것이 가장 강한 경쟁 설명이다. 앞당긴 주문이 현재의 병목을 키웠다면 이후에는 재고 소진과 주문 감소가 뒤따를 수 있다. 다만 지금은 신규주문과 수출이 늘고 제조업 고용도 확대되고 있어, 수요가 이미 무너졌다는 해석보다 현재 주문이 생산을 지탱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예방적 주문의 비중과 그것이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정도가 아직 남은 공백이다. Reuters, TheStreet

한국에서는 수출의 온기와 비용의 부담이 갈린다

이 구도는 한국의 수출과 내수를 함께 읽는 데도 중요하다. 미국 구매기업이 조달을 늘리면 한국 공급기업에는 출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그 기회가 이익으로 남는 정도는 납품 가능한 물량과 계약가격, 에너지·부품 비용에 달려 있다. 미국의 총계 주문 강세만으로 특정 한국 업종의 매출이나 마진 개선까지 연결할 수는 없다.

한국은행은 22일 기준금리를 3.00%로 유지하면서 수출·투자의 높은 성장세가 소득 개선을 거쳐 소비 회복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누적된 비용의 전가와 수요 압력이 물가를 높일 수 있어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수출이 좋아지는 경로와 가계의 금리·가격 부담이 커지는 경로가 함께 존재한다. 소비로의 확산은 앞으로 확인할 전망이며, 현재 수출 성과와 같은 시점의 실적으로 취급할 수 없다.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10월 22일

23일 Brent 12월물은 배럴당 116.72달러로 하루 3.14% 올랐다. 한국에는 수입비용 측면의 부담이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서울 주간 종가 기준 1,324.6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0.51% 낮아져 일부 완충 방향으로 움직였다. 원화 강세와 유가 상승이 비용에 반대로 작용하므로 유가 하나로 국내 기업의 원가 변화를 계산할 수는 없다. 한국시장 마감은 미국 PMI 발표보다 앞섰다. Investrade 마감 자료, 유안타 국내시장 마감

장기채 판단을 바꾸는 것은 둔화의 원인이다

시장에는 여전히 성장 위험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있다. 미국 10년물 수익률 지표는 23일 4.988%로 하루 3.5bp 올랐지만 일주일 전보다는 11.0bp 낮다. PMI 발표 전 작성된 ING의 23일 보고서도 최근 주식 위험회피와 채권금리 하락을 연결했다. 이번 종합 PMI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발표 하나가 하루의 모든 가격 변화를 일으켰다기보다, 성장 위험을 반영해 내려온 금리 앞에 기업의 가격 전가가 계속된다는 반론이 놓였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ING FX Daily, Investrade

따라서 향후 1∼3개월 신규 달러채권 자금의 비교에서는 TLT 근소 우선에서 SGOV 우선으로 바꾼다. 높은 비용을 판매가격에 더 넓게 반영하는 기업이 늘고 강한 주문과 공급 병목이 이를 뒷받침해, 당장의 물가 완화를 기대하며 장기 금리 위험을 늘릴 근거가 약해졌다고 판단한다. 전회의 점검 조건이었던 제조업 투입가격 또는 근원물가의 재가속은 이번 자료만으로 충족 여부를 판정하지 않았다. 이번 변경은 확인된 판매가격 전가 확대와 주문 여건을 함께 평가한 추가 판단이다. SGOV는 만기 0∼3개월 미국 국채에 투자하므로 20년 이상 국채에 투자하는 TLT보다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부담이 작다. 다만 SGOV를 택하면 성장 충격으로 장기금리가 빠르게 내려갈 때 TLT가 얻을 수 있는 가격 상승을 놓친다. 금리 하락이 이어질 경우 단기채의 재투자 수익률도 낮아진다. 이번 변경은 앞으로 넣을 자금의 상대선호이며 기존 보유분의 일괄 매도 판단은 아니다. iShares SGOV, iShares TLT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면, 활동 증가가 느려져도 공급보다 주문이 강하면 기업은 가격을 올릴 수 있다. 앞으로는 납기가 짧아졌다는 사실보다 무엇 때문에 짧아졌는지를 봐야 한다. 실제 판매와 후속 주문이 유지되며 납기가 정상화하면 공급 능력의 개선에 가깝다. 판매가 정체하고 재고가 쌓이는 가운데 후속 주문이 줄면 앞당긴 조달의 반작용에 가깝다. 후자의 흐름이나 제조업 비용·판매가격 및 근원물가의 완화가 뚜렷해지면 장기채의 성장 위험 완충 역할을 다시 높게 평가할 근거가 생긴다. 생산지수의 방향만 볼 때 놓치는 것은 바로 이 주문의 성격이다.

참고: 8자산 지표판

토요일 기준 최신 완료 관측은 아래의 10월 23일 세션이다. 1D는 10월 22일, 1W는 10월 16일의 같은 정의와 비교했다. Bitcoin의 UTC 23일 일봉은 한국시간 24일 오전 9시에 마감됐으며 이후에 조회했다.

자산수준1D1W기준·정의
KOSPI5,550.30+0.30%-2.08%10/23 한국 정규장 종가
S&P5007,623.68-0.52%-0.47%10/23 미국 정규장 종가
NASDAQ Composite25,955.34-0.21%-0.71%10/23 미국 정규장 종가
미국 10년물 수익률4.988%+3.5bp-11.0bp10/23 Cboe TNX 수익률 지표
USD/KRW1,324.6원+0.03%-0.51%10/23 서울 15:30 주간 종가
Brent116.72달러/배럴+3.14%+6.24%10/23 12월물 정산
금4,007.90달러/트로이온스-1.29%-4.14%10/23 COMEX 12월물 정산
Bitcoin81,078.04달러-0.28%-0.52%Coinbase BTC-USD, UTC 10/23 일봉

주식·TNX는 Yahoo Finance 이력과 마감 자료, 한국 지수·환율은 유안타, 선물 정산은 Investrade, Bitcoin은 Coinbase 일봉을 사용했다. 금리 변화는 수익률 수준의 차이를 bp로 표시했으며, 선물과 현물·주간 환율과 야간 환율을 섞지 않았다.